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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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 휴머니스트’ 故 임춘평의 나눔정신 [광주일보/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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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등현대미술관
작성일18-12-30 11:50 조회2,1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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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문병란 시인은 그를 일컬어 ‘금남로의 휴머니스트’라고 했다. 그에게서 ‘우잠바’로 불렸던 우제길 화백은 “가진 돈이 없으면 일수 찍는 사람들 급하게 불러 돈을 마련해 장학금을 주던, 늘 베풀던 사람이자 예술가들 특히 그림쟁이를 좋아했던 형님”으로 그를 기억했다. 또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장이 추억하는 그는 “직업은 피부과 의사였지만 의사의 명칭보다는 별난 술꾼, 퍼주는 기인,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1990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임춘평 박사 이야기다. 함평 출신으로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조선대 교수 및 피부과장을 역임한 그는 1980년부터 금남로 3가에서 임춘평 피부과를 운영했다. 
늘 ‘줄무늬 셔츠와 점퍼 차림’이었던 그는 ‘나눔’이 일상인 사람이었다. 시 쓰는 걸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했던 로맨티스트였던 그는 진료를 마치고 나면 녹두집에서 미술인들과 술잔을 나누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작품전이 열릴 때면 전시장으로 뛰어가 작품을 사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자신도 번듯한 집 한채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남을 위해서는 늘 주머니를 열었던 그의 병원에는 환자 뿐 아니라 일수 찍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어려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그의 월급봉투는 비어 있기 일쑤였고, 민주인사들을 돕기 위해 판금된 책을 구입해 환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누군가 등록금을 낼 수 없다는 소식을 들으면 열일 제쳐두고 돈을 마련하곤 했다.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뜬 그가 소장한 작품은 200여점에 달했다. 황영성·최쌍중·이강하·양수아·강연균 등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20주기였던 지난 2010년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화, 사랑, 나눔-임춘평’ 소장전을 통해 사람들에게 공개됐고 3년 뒤 한차례 더 전남대병원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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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혀졌던 임춘평 박사의 이름이 다시 호명된 건 그의 ‘나눔 정신’을 알리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을 통해서다. 나눔과 공동체 정신을 정체성으로 삼는 광주와 딱 어울리는 인물이 바로 ‘광주사람, 임춘평’이라고 느낀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준비모임을 꾸리고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현재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장, 조규춘 조선대 미대 교수, 전영원 광주동구의원, 홍인화 전 광주시의원, 양경모 작가, 김선신 은혜학교 미술교사 등과 부인 박영자, 딸 복희씨 등이 가칭 ‘광주 사람 임춘평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을 결성, 의견을 나누며 소장 작품 정리 등을 진행했고 내년에는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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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광주사람 임춘평을 그리워하는가’를 주제로 오는 29일 오후 2시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송년회에서는 소장작 프리젠테이션을 시작으로 내가 기억하는 임춘평 발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딸 복희씨는 “아버지는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들을 존경하는 분이셨다”며 “여건이 되면 소장작들을 시민들이 함께 나누는 공간이 마련돼 아버지의 문화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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