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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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언어로 생태적 감수성 표현했죠” [한겨레/20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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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등현대미술관
작성일18-11-16 09:53 조회2,0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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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감성이 평화를 지향하는 마음으로 진화한다는 생각으로 그렸어요.”


‘생태여성주의’(에코-페미니즘)를 추구하는 조성숙(46) 작가는 10일 광주시 동구 운림동 무등현대미술관 전시실에 걸린 자신의 작품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식물의 언어’라는 주제로 다음 달 9일까지 한달동안 개인전을 여는 조 작가는 “사슴, 꽂, 풀, 나무, 숲, 새 등을 소재로 생태적 감수성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들은 유화지만 반복적인 붓질을 통해 색이 중첩돼 우러나면서 마치 수채화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느꼈던 공기, 바람, 들풀의 감촉이 생태와 자연에 관심을 갖게 했죠. 언어와 문자가 있기 전의 근원적인 자연과 생명·생태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 말도 했다. “환경훼손을 고발하는 것보다 자연이 갖는 치유의 기능에 더 집중하는 편이죠.”

그에게 새들이 만든 ‘둥지’는 “친환경적이고 친생태학적인 자연을 상징하며 포근하고 따뜻함을 은유”하는 소재다. 이번 전시회에서 둥근 원형 캔버스에 갖가지 자연의 형상을 표현한 것도 생명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였다. 채식주의자인 그에게 사슴은 생명·생태 사상을 대변하는 은유의 소재다. “식물은 자신의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언어로 새 등 이웃의 생명과 소통해요. 문명 이전에 존재했던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마음을 담았죠.”

이번 전시회에선 새를 3.5m 높이로 설치한 ‘새 탑’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모았다. 이 작품을 구상하고 500마리가 넘는 새 모빌들을 하나 하나 디자인한 뒤 다양한 색으로 제작하기까지 1년여 시간이 걸렸단다. 그는 “예로부터 새는 신의 메신저로 마치 샤먼처럼 치유의 에너지도 갖고 있다. 세상살이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치유의 힘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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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창작 그림 동화 <숲속의 거인>(2010년)은 중국에서도 출판됐다. 중국 칭다오에 있는 미술관에선 그의 작품을 예술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2011년부터 무등현대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는 ‘무등산과 함께 하는 생태미술 체험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조 작가는 “아이들과 숲에서 꽃과 식물에게 말을 걸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뭇가지들을 모아 새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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