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은 내 열정이자 내 삶 자체" [무등일보/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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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은 내 열정이자 내 삶 자체"
입력 2022.03.16. 11:25 수정 2022.03.16. 12:4518일~4월 24일 무등현대미술관
2000년대 이전 드로잉작 54점
습관처럼 해온 이어온 습작들
"매 순간 내 감정 고스란히 담겨
"내 손이 닿는 곳마다 스케치북이 있어요. 그래서 내 드로잉은 나에겐 그림일기와도 같죠. 같은 인체를 그린다고 해도 그날의 감정에 따라 강하게, 슬프게, 신비하게 그려지니까. 드로잉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내 삶이나 같아요.""내 손이 닿는 곳마다 스케치북이 있어요. 그래서 내 드로잉은 나에겐 그림일기와도 같죠. 같은 인체를 그린다고 해도 그날의 감정에 따라 강하게, 슬프게, 신비하게 그려지니까. 드로잉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내 삶이나 같아요."지역 원로 서양화가 정송규가 개인전 '삶을 드로잉하다'를 18일부터 4월 24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관장 정송규)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전시명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드로잉 작품 54점으로 꾸려진다. 모두 2000년대 이전의 것들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누드화를 했던 그의 습작들이 다수 포함됐다.지난해 3월에도 드로잉 작품 260여점으로만 전시를 꾸린 바 있는 정 화백은 꼬박 1년 만에 다시 한번 드로잉 작품 전시를 갖게 됐다.
정 화백은 "몇 년 전부터 미술관 수장고를 정리하면서 내 작품을 모두 디지털사진으로 남겨놓는 작업을 해왔고 2020년과 작년에 가졌던 전시는 그 정리 과정에서 나온 작품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자리였다"며 "지난해 말부터 수장고를 또 한 번 정리하고 있는데 드로잉 작품이 160여점이 더 나왔다. 내 기억에서 멀어진 작품들도 있어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 내 열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번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드로잉은 그에게 삶이자 그림에 대한 열정이다. 언제든 드로잉할 수 있게 식탁, 소파, 일상 공간 곳곳에 스케치북을 뒀다.육아로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어렵던 때에도 아이들이 자고 나면 드로잉을 하기 위해 머리맡에 스케치북을 두기도 했단다.
정 화백은 "임직순 선생으로부터 항상 들었던 말이 '드로잉한 종이가 자기 키를 넘겨야 그림이 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전시 드로잉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종이와 재료가 다 같지 않다. 스케치북이 없다면 주변에 있는 아무 종이에라도 그렸고 재료도 주변에 있는대로 크레파스, 파스텔, 볼펜, 나무젓가락 등 다양하게 썼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천재가 아닌 이상 많은 경험, 많은 노력이 있지 않고서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도 없고 성장할 수도 없다"며 "드로잉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 노력의 산물이자 열정을 표출하는 창구다"고 강조했다.
매 순간을 함께 한 존재이기에 드로잉은 정 화백의 그림일기와도 같다. 그림을 보면 그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단다. 그렇기에 그의 드로잉은 그의 인생이다.
정 화백은 "드로잉은 그야말로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내가 그린 순간의 기록이기에 내 인생이 비춰진다"며 "내 감정까지도 솔직히 드러난 것이기에 내 삶 자체다. 그렇기에 내 삶을 속일 수도 없게 만드는 것이 드로잉이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전시로는 '블랙화가' 김종일 전남대 명예교수와 정송규 화백의 단색화 2인전이 예정돼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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