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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배은숙 개인전 "마마의 하루 - 아미쉬 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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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현대미술관 배은숙 개인전


마마의 하루 - 아미쉬 퀼트


#무등현대미술관 제1전시실

#2022.12.16(금) ~ 2023.01.15(일)



시간의 선과 삶의 면을 잇다

 

 

작가노트-배은숙

 

 

 

퀼트는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만들어 왔지만 미국 서부 개척시대 장식과 미악이 우선이 아닌 추위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방한 이불의 재작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남은 천 조각을 겹겹이 서로 연결하였기 때문에 일정한 문양과 패턴이 없는 디자인이었다. 이것은 우리 전통적 조각보와 같은 맥락으로 절제와 검소의 생활철학을 담고 있다. , 스위스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절제된 생활과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자 실천했던 아미쉬(amish) 문화와 우리의 검소하고 소박한 살이 간직한 규방문화로서 두 문화는 절제와 검소의 생활철학인 것이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퀼트는 여성적 미적 감의 한 장르로서 감수성을 표현하는 영역이며, 여성적 감수성을 천과 바느질의 도구로 연결과 결합하여 선과 면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며 형식이다. 퀼트는 긴 인류역사에서 억압기제로서 여성의 삶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는 여성들 간에 유대감으로 연결되며, 가족적 모성과 보살핌의 동정심 그리고 남성적 문명이 아니라 여성적 자연을 표출하던 대상이다. 그래서 립트는 사물적 대상이 아니라 인격적 대상인 것이다.

나는 20여년의 긴 시간 동안 퀼트 작업과정을 통해 내 자신과의 대화로 반성적 되돌아봄과 주변에 대한 돌봄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내안의 자아와 동기가 강화되는 경험을 해왔다. 이런 반복의 작업으로 내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위계질서는 사라지고 배려와 나눔, 동정심, 관계의 유대감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반복적인 퀼트 작업은 시간적 인내와 육체적 고행을 넘어 가족의 보살핌 기쁨과 자아 찾기에 더 높은 존재 가치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나의 모든 작업은 반복되는 시각이미지의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단순한 문양의 반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조각마다 각 시기의 살과 희망을 블러일으키는 문양을 넣어 하나의 큰 스토리를 담았다. 나의 작업은 반복과 커지는 증식의 문양 속에 내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논리로 구성되어 있고, 삶의 실재를 깨닫게 하는 선과 면의 연결과 결합이다. 이러한 긴 여정의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내 안의 무의식적인 혼돈과 불안 그리고 갈등과 상처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부동심의 삶이 되어왔다.

또한 퀼트에 매진할 수 있었던 힘은 단순한 바느질 스킬에 의한 노동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체성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퀼트 작품은 작업의 몰입과 고단한 노동의 고통이 담아 있는 동정적이고 미학적 배제에 의한 장르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숨어있는 작가의 삶의 세계와 태도 그리고 시간의 선과 삶의 면을 잇는 여정의 길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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